수술 전후 설명법, 환자 신뢰를 얻는 말의 힘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
그 말만으로 충분할까요? 실제로 환자는 ‘끝났다’보다 ‘어떻게 끝났는지’가 더 궁금합니다.
진료가 손의 기술이라면, 설명은 말의 기술입니다.
설명은 안심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임플란트 수술을 마치고 회복실에서 환자에게 짧게 인사만 드리고 나왔는데,
다음 날 보호자께 전화가 왔습니다.
“어제 수술 잘 된 건가요? 환자 본인이 잘 몰라서요… 붓기도 많고, 피도 좀 나더라고요.”
수술 자체는 완벽했지만, 환자에겐 ‘불안’만 남았던 거죠.
그 뒤로는 수술이 끝나면 늘 직접 설명합니다.
환자의 눈을 보고, 차분하게.
- “출혈이 조금 있으실 수 있지만, 거즈를 두세 번 갈아주시면 됩니다.”
- “오늘 사용한 PRF는 회복을 도와주는 재생막이에요. 환자분 혈액으로 만든 거라 안전하고요.”
- “마취 풀리고 두세 시간 뒤에 죽처럼 부드러운 음식부터 드셔보세요.”
이런 설명이 쌓이면, 환자는 병원을 ‘신뢰할 수 있는 곳’으로 기억합니다.
🧠 수술 전: 환자가 듣고 싶은 건 '계획'
“오늘은 발치 후 임플란트 식립입니다.” 이 한 문장만으론 환자의 머릿속에 그림이 안 그려집니다.
그럴 땐, 이렇게 설명해보세요:
“오늘은 뿌리까지 손상된 어금니를 발치하고, 잇몸뼈 안에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치료입니다. 시술은 30분 정도 걸릴 예정이고요, 마취는 충분히 해서 통증 없이 진행할게요.”
또, 항응고제나 고혈압 약을 드시는 환자라면, “지혈이 늦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중간중간 확인하면서 진행할게요.” 이 한 마디로 신뢰를 얻습니다.
수술 후: 설명은 불안을 덜어내는 도구입니다
수술 후엔 대부분의 환자가 두 가지를 걱정합니다.
“붓거나 피 나면 어떡하지?” “언제 뭘 먹지?”
이럴 때는, 예상 가능한 반응을 미리 안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오늘 저녁엔 입 안에 침에 피가 살짝 섞일 수 있어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 “붓기는 내일까지는 조금 더 올라올 수 있지만, 3일 차부터는 가라앉습니다.”
- “처방드린 약은 꼭 식후에 드시고, 얼음찜질은 오늘까지만 해주세요.”
말 한마디가 통증보다 효과적일 때가 있습니다.
환자가 안심하고 돌아가는 뒷모습이 달라지거든요.
🌿 설명은 기술이자, 관계의 시작입니다
진료실에서 설명을 생략하면, 환자는 스스로 상상하게 됩니다.
그 상상은 대부분 부정적이죠.
하지만 설명을 정성껏 하면, 환자는 “이 병원은 나를 사람으로 대한다”고 느낍니다.
진료실에서 경험한 작고 사소한 설명이, 환자의 ‘큰 신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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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한마디로 안심시키는 기술, 진료실의 또 다른 치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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