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진료실에서 '마음이 전해지는 순간들'을 만드는 법 – MOT 응대 매뉴얼
진료는 진심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치과 진료에서 환자가 느끼는 신뢰는 치료 결과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접수의 첫 마디 인사, 대기 중의 사소한 배려, 그리고 귀가 전 마지막 한마디 인사까지—이 모든 '작지만 결정적인 순간(Moment of Truth)'이 환자의 마음에 남습니다. 이 매뉴얼은 그런 순간들을 진심으로 채워가기 위한 응대 원칙입니다.
1. 기본 마음가짐
환자는 누군가의 소중한 소개로 온 귀한 손님입니다. 그 신뢰에 응답하는 태도는 접수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 환자를 가족처럼, 소개자를 친구처럼 대합니다.
- 모든 환자에게 “이 순간부터 제가 담당입니다”라는 마음가짐을 갖습니다.
2. 접수 및 인사: ‘첫인사는 진료의 시작입니다’
[해야 할 일]
- 소개자를 즉각적으로 알아채고, 따뜻한 인사를 나눕니다.
- 신환에게는 날씨나 이동거리 등 공감의 인사로 맞이합니다.
[실제 멘트 예시]
- 소개자에게: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OO님도 잘 계시죠?”
- 신환에게: “안녕하세요? 추운데/더운데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왜 이렇게 해야 할까?]
소개 환자는 단순한 신환이 아닙니다. 기존 환자의 신뢰를 담아 보내주신 분이기에, 그 소개자와의 관계를 환자도 예민하게 관찰합니다. 소개자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면 신환에게도 '나도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전해집니다.
3. 진료 전 체크: ‘진료는 접수에서부터 시작된다’
[해야 할 일]
- 불편하셨던 부위 체크
- 유무와 관계없이 반드시 접수카드 CC란에 남기기 - 오늘 진료 내용 설명
- 예: “오늘은 왼쪽 아래 치료하는 날이네요.”
[왜 이렇게 해야 할까?]
환자는 본인의 불편을 누가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안도합니다. 또한 오늘 치료의 방향을 사전에 안내받으면, 진료실에서의 긴장감이 줄어듭니다.
4. 진료 전 응대: ‘당신이 전담입니다’
[상황]
전담 치료자가 무전으로 호출하기 전까지는 접수자가 환자의 담당입니다.
[해야 할 일]
- “지난번 진료받으셨던 치아는 괜찮으셨어요?”
- “대기실로 안내해드릴게요.”
- 차/음료 제공 제안: “기다리시는 동안 차 한 잔 드릴까요?”
(메뉴 제안 포함: 유자차/보리차 중 선택)
[무전 예시]
“OOO님 진료실로 안내해 주세요. (전담자 이름) 선생님께 무전 넣겠습니다.”
[왜 이렇게 해야 할까?]
한 사람의 진료는 하나의 흐름 속에 있어야 합니다. ‘이 사람은 누구지?’라는 환자의 심리적 단절을 막기 위해, 접수자는 전담자가 오기 전까지 진료 흐름의 일원임을 자처해야 합니다.
5. 대기 중 안내: ‘기다림도 경험입니다’
[해야 할 일]
- 차 제공, 양치 안내, 통화 여부 등 현재 상태를 전담자에게 무전으로 공유
- 대기 시간 발생 시 즉시 공지
[멘트 예시]
- “OOO님 접수되셨고, 현재 차 드시는 중입니다.”
- “죄송합니다만, 앞 진료가 조금 길어져서 약 10분 정도 기다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끝나는 대로 바로 안내드릴게요.”
[왜 이렇게 해야 할까?]
환자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단, 모르면 불안해지고, 설명을 들으면 이해합니다. 공지를 미루는 건 ‘무관심’으로 해석될 수 있으니, 환자가 기다리는 이유를 ‘지금 바로’ 알려야 합니다.
6. 진료 후 응대: ‘마무리는 다음 방문을 부른다’
[해야 할 일]
- 당일 치료내용, 주의사항, 다음 예약 설명 여부 확인
- 설명 누락 항목 있으면 보완 설명
- 오늘 해결하려던 불편(CC)의 해결 여부 확인
- 다음 진료 예약
- 귀가 인사
[멘트 예시]
- “오늘 치료받으신 부위 괜찮으셨어요? 주의사항 설명 잘 들으셨나요?”
- “다음번 예약은 언제가 편하실까요?”
- “오늘 진료받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편히 쉬시고,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왜 이렇게 해야 할까?]
진료의 ‘종료’는 환자에게는 다음 방문을 결정짓는 ‘출구 인터뷰’입니다. 이때의 인상이 좋으면, 환자는 자발적으로 주변에게 이 병원을 추천하게 됩니다.
🖊 마무리하며
이 매뉴얼은 진료실에서 겪고 다듬어 온 경험의 결과입니다. 형식이 아닌 마음이 담긴 응대는, 환자도 반드시 알아봅니다. ‘말을 했느냐’가 아니라 ‘진심이 전해졌느냐’를 기준으로 응대의 질을 돌아봐야 합니다.
이 글이 진료실을 운영 중인 선생님들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어느 치과의사 선배의 진료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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