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를 어떻게 고르셨어요?”
개원 상담을 하다 보면, 꼭 받게 되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이 나올 때마다, 저는 잠시 말을 멈추게 됩니다.
사실… 저는 "통계를 믿되 통계를 믿지 마라"는 말을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 통계는 많은 추론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저도 개원 전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500m 유동인구, 경쟁 치과 수, 평균 매출, 연령대 분포…
엑셀 파일에 수십 개 시트를 만들며, 비교하고 또 비교했죠.
그런데도 결국, 가장 잘 된 선택은
“그 지역이 앞으로 사람 사는 동네가 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서 나왔습니다.
숫자는 현재를 보여주지만,
진짜 중요한 건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동네였습니다.
📌 “한 번 오면 오래 다니는 사람들”이 있는지 보세요.
유동인구가 많다는 건, 말 그대로 “지나다닌다”는 뜻입니다.
정작 진료실은, 지나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머무는 사람으로 채워져야 합니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람은 많아도 그 곳이 그저 흐르는 곳이라면
절대 좋은 입지가 되지 않습니다.
한 동네는 유동인구는 적어도,
아이가 아프면 엄마가 오고, 아빠가 오고, 할머니도 함께 오더군요.
그런 동네는 시간이 갈수록 진료실이 가족의 기억으로 채워집니다.
📌 간판이 불리하면, 예약 시스템이 더 정교해져야 합니다.
입지의 단점이 있다면, 그걸 극복할 전략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10층에 있는 진료실이라면 자연 유입은 기대하지 않아야 하죠.
그 대신, 디지털 예약 시스템, 온라인 콘텐츠, 블로그/SNS 관리로
첫 방문까지의 장벽을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입지는 고정되어 있어도, 접점은 만들 수 있습니다.
📌 입지는 결국, 단순한 수학적 계산으로 정해지는 답이 아닙니다.
한 자리를 결정하는 일은, 주사위를 던지는 일이 아닙니다.
그 자리에 어떤 진료 철학을 심고,
그 철학이 환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닿을지를 그려보는 일입니다.
물론, 저도 두려웠습니다.
이 선택이 실패하면 어쩌나, 너무 비싼 투자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 질문들이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 당신의 진료실은 어디에 뿌리내릴 준비가 되어 있나요?
입지 선정은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정답이 되어야만 하는 선택지입니다.
그래서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통계와 여러 데이터에 놀아나지 말고 그 속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
이 글이 제 경험을 바탕으로,
개원을 준비하시거나 진료실을 운영 중인 선생님들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어느 치과의사 선배의 진료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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