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보다 생존을 먼저 생각한 치과 개원의 일기》
5편. 처음 온 환자에게, 첫사랑처럼 대하자
진료실은 매일 새로운 만남으로 채워진다.
그중에서도 **신환(新患)**은 특별하다.
처음으로 마음의 문을 두드린 사람,
내 진료를 처음으로 겪게 될 사람.
나는 그 순간을 ‘첫사랑’처럼 여기기로 했다.
처음엔 환자도 낯설고, 나도 낯설다.
신환은 긴장 속에서 내 행동 하나, 말투 하나, 표정 하나까지 모두 기억한다.
그 사람에게 나는 ‘치과의사’의 첫인상이자, 앞으로 떠올릴 모든 기준이 된다.
신환 응대를 ‘매뉴얼’로만 접근하던 때가 있었다.
"이름 확인 – 증상 청취 – 파노라마 촬영 – 상담 – 다음 예약."
절차는 매끄러웠지만, 따뜻하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처음 온 환자에게 진심으로 말을 건넸다.
"처음 오시기까지 고민 많으셨죠? 치과는 아무래도 무섭잖아요."
그 한마디에 환자의 표정이 풀어졌고,
그 환자는 진료가 끝나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여기는... 이상하게 위로받는 느낌이네요.”
그때부터 나는 신환을 ‘진료 대상’이 아니라 ‘관계의 시작점’으로 보기 시작했다.
신환에게는 병명이 아니라, 안심이 필요하다.
신환에게는 치료보다, 이해받는 느낌이 먼저다.
그래서 나는 다음의 것들을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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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불러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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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 사진을 직접 보여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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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말에 끄덕이며, 되묻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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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을 끝맺을 때 "이해되셨어요?"가 아니라 "제가 잘 설명드렸을까요?"라고 묻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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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후에는 꼭, "오늘 힘드셨죠? 고생 많으셨어요."라는 말 한마디
그리고, 해피콜.
특히 신환이나 통증 치료가 있었던 날에는 원장인 내가 직접 전화를 건다.
“오늘 치료받으셨는데, 혹시 불편한 데는 없으셨어요?”
이 짧은 통화가 신뢰의 시작이 된다.
첫 만남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첫 느낌이 좋으면, 환자는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그들은 내가 아닌 ‘우리 병원’을 기억한다.
첫사랑을 대하듯, 조심스럽고 다정하게.
신환은 환자가 아니라, 내일의 단골이다.
나는 그렇게, 오늘도 새로운 첫사랑을 기다린다.
[마지막 편 예고] 살아남는 개원의 체크리스트
이 글이 제 경험을 바탕으로, 개원을 준비하시거나 진료실을 운영 중인 선생님들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어느 치과의사 선배의 진료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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